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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배구선수들,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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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클릭부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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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V-리그를 누비다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라는 막연한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시작된 은퇴 선수들의 근황 소개 코너. 이번에도 팬들이 궁금해하는 선수들의 소식을 들고 왔다. V-리그 은퇴 후 누군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며, 누군가는 학창 시절 하지 못한 공부와 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별하면서도 특별하지 않은 은퇴 선수들의 이야기 제2탄,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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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진(2005~2011 KT&G, 2011~2015 IBK기업은행)

한 아이의 엄마

이소진(32)은 2005~2006시즌을 앞두고 2라운드 1순위로 KT&G(現 KGC인삼공사)에 입단했다. 그러다 2011년 7월 IBK기업은행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이소진은 180cm의 훤칠한 키에도 귀여운 느낌의 외모와 미소를 가졌다 하여 ‘미녀 세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화려한 주전으로 선수 생활을 보낸 건 아니지만 원포인트 블로커 혹은 백업 세터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에는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 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져오던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허리 디스크가 프로에서도 재발했다. 허리가 아파 더 이상 선수 생활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소진은 2014~2015시즌이 끝난 후 미련 없이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소진은 V-리그 통산 222경기(525세트)에 출전했다.


이소진은 은퇴 선언 1년 후인 지난 2016년 8년의 긴 연애를 마치고 결혼에 골인했다. 이소진보다 한 살 많은 남편은 현재 충북 청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소진은 “은퇴 후 헬스장 아르바이트도 해봤는데 쉽지 않더라”라고 웃은 뒤 “은퇴 후 1년 정도 있다가 결혼을 했다. 지금은 생후 26개월 된 아들도 있다. 아들이 힘도 엄청 세다. 먹성도 엄청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진이 은퇴를 선언할 때, 당시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이소진이 갖고 있는 허리 부상을 관리하는 조건으로 조금 더 뛰길 원했다. 또한 타 팀에서 트레이드 제의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소진은 부상을 달고 더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부상이 너무 많았다. 한 번은 2015년에 일본팀과 탑 매치를 준비하는 데 경기 하루 전에 손가락이 부러진 적도 있었다. 부상에 지쳤다. 감독님께서도 만류를 하셨지만 더 이상 뛸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이소진은 나름 행복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고 웃었다. 이소진은 “엄청 화려하고 빛나는 선수 생활을 보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잘 은퇴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위에서도 ‘다시 해보지 않겠냐’라고 물었을 때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던 적도 있다. 아이가 있는 모든 엄마들은 공감을 하겠지만 ‘만약 아이가 없었다면 내가 이 일을 도전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때 은퇴를 선언한 게 내 몸 상태를 생각했을 때나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적당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에 있으면서 우승도 경험했던 이소진은 알레시아와 이효희 한국도로공사 코치와 뛰던 시절을 회상했다. 이소진은 “효희 언니가 주전이고, 알레시아가 외인이었던 적이 있었다. 2011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였는데 효희 언니가 다쳐 그날 경기(한국도로공사전)에 출전하지 못해 감독님께서 나를 선발로 출전시키셨다. 나는 백업으로 나서거나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는 경우가 다반사였기에 주전으로 출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블로킹도 잘 되고 팀도 3-0으로 이겨 다행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 경기가 프로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진은 IBK기업은행에서 함께 한 이정철 감독과 지금도 연락을 취하며 지낸다고 덧붙였다.


V-리그 초창기부터 배구를 봐 오던 일부 팬들은 아직도 ‘미녀 세터’ 이소진을 그리워한다. 이소진은 “아직도 나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너무나도 감사하다. 선수 시절에도 많은 응원을 받아 행복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상황이 힘든데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가족들에게도 한마디 하겠다”라고 이야기 한 이소진은 끝으로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게 건강인 것 같다. 지금처럼 아프지 않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잘 살았으면 좋겠다. 아들과 남편 모두 사랑한다란 말을 전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남기는 한 마디

“다들 물어본다. ‘은퇴 후 어떻게 생활해야 하냐’라고. 은퇴 후에는 이것저것 다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 뭔가를 길게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결혼 준비도 있었지만 항상 마음으로는 ‘이건 안 될 거야’라고 하면서 대충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후배들은 최대한 많은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다.”


주예나(2008~2016 흥국생명)

포항시체육회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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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시즌 2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주예나(30)는 은퇴할 때까지 줄곧 흥국생명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다. 주예나는 데뷔 시즌인 2008~2009시즌부터 은퇴 시즌인 2015~2016시즌까지 꾸준하게 경기를 소화하며 흥국생명 윙스파이커 라인을 지켰다. 또한 황연주, 김나희 등과 함께 흥국생명 ‘미녀군단’의 일원으로 자리했다. 데뷔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2015~2016시즌 이후 주예나를 코트 위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윙스파이커로 뛰던 시절과는 달리 2015~2016시즌은 리베로로 뛰며 심적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주예나는 통산 216경기(759세트) 출전해 1,060점, 공격 성공률 30.19%, 리시브 효율 43.03%라는 기록을 V-리그에 남겼다.


은퇴 후 일년 뒤인 2017년, 주예나는 3살 연상의 일반인과 결혼했고 지금은 생후 20개월 된 딸을 두고 있다. 주예나가 배구공을 놓은 것은 아니다. 주예나는 현재 포항시체육회 소속으로 실업리그에서 간간이 뛰고 있다.


주예나는 “사실 V-리그 은퇴 후에는 다른 직업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결혼 준비만 착실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포항시체육회 이수정 코치님께서 ‘팀을 도와달라’고 연락을 주셨다. (김)민지 언니, (지)경희 언니도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그래서 선뜻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아기 출산으로 인해 포항시체육회 소속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포항시체육회 김윤혜 감독이 그를 다시 호출했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팀 훈련은 많이 하지 못한 상황이다.


많은 팬들은 갑작스레 모습을 보이지 않은 주예나의 소식을 많이 궁금해했다. 주예나가 갑자기 V-리그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2015~2016시즌에 리베로라는 포지션을 갑자기 맡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당시에는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선수 시절 주예나에게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다. 주예나는 “우승했을 때는 신입생이었기에 마냥 우승이 좋았다”라며 “경기 때는 내가 어렵게 살린 공이 팀 득점으로 이어지고, 그게 승리로 연결될 때 기뻤다. 공 하나하나에 행복했다”라고 웃었다.


2008~2009시즌 드래프트 동기들 중 현재 프로에 남은 선수는 염혜선(KGC인삼공사)과 황민경(현대건설) 뿐이다. 주예나는 “민경이 같은 경우는 경기 전에 ‘다치지 말라’고 문자를 보내는 등 꾸준히 연락을 한다. (정)시영(현대건설)이도 마찬가지고, 혜선이도 가끔씩 연락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프로 생활은 도전 아닌 도전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윙스파이커로 뛰다가 리베로 포지션으로 뛰기까지. 포지션을 옮기는 게 도전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주예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요즘 외출을 자제하며 딸의 어린이집 등하교만 신경 쓰고 있다고 일상을 알려줬다.


끝으로 주예나는 “코로나19 때문에 딸을 데리고 어딜 갈 때마다 걱정이 많다. 이런 세상에 태어나게 해 미안하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신나게 놀아주고 싶다. 실업팀 운동이 보통 주말에 있다. 그러면 남편이 보통 주말에는 딸을 혼자 보는데, 아무 말 없이 케어를 잘 해준다. 너무나도 고맙다. 우리 세 가족 앞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선배가 후배에게 남기는 한 마디

“은퇴 후 무언가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늦었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이 배구나 다른 종목으로 갈 수도 있고, (우)주리 언니처럼 네일 아티스트로도 나갈 수도 있다. 생각할 길은 많다. 하지만 사회는 쉬운 곳이 아니다. 미래 준비는 철저히 해야 된다.”


김언혜(2010~2012 GS칼텍스, 2012~2015 IBK기업은행)

한국체대 대학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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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대학생을 상대로 재능기부 교실을 열어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가진 김언혜(28)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언혜는 올해 2월 경북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체육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사실 김언혜는 체육 교사의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더 넓은 학문을 연구하고자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대학원에서는 스포츠사회학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김언혜는 프로선수 생활뿐만 아니라 비치발리볼 국가대표로 활약해왔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에 입단한 김언혜는 2012년에 IBK기업은행으로 적을 옮겼고, 2014~2015시즌을 마치고 선수 생활을 끝냈다. 다섯 시즌 동안 V-리그에서 뛴 김언혜의 통산 기록은 51경기(114세트) 35점이었다.


김언혜는 “사실 대학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봐서 교사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이나, 학생 선수들의 인권 교육에 관련한 학문을 더 공부하고 싶었다”라며 “내가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다른 환경 속에서 스포츠를 접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궁금했다. 나중에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 인권을 위하는 선수 인권 단체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언혜는 2015년 은퇴 후, 여러 가지 도전에 나섰다. 재능기부 교실 개최는 물론이고 대학교 진학, 비치발리볼 선수, 해외 연수 등 바쁜 나날들을 이어왔다. 김언혜는 이러한 바쁜 삶이 자신과 맞는다고 이야기한다. “프로 선수 생활이 ‘너무 짧은 거 아니었냐’라고 주위 사람들이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짧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20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시기다. 내가 원래 개척하고 도전적인 것을 좋아한다. 만약 선수 생활을 길게 했다면 늦어 새로운 도전을 못했을 수도 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고 하지 않느냐. 여러 경험을 통해 나는 성장했다.” 김언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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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혜는 자신의 선수 생활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그는 “지금의 생활도 재밌지만 선수 생활 역시 나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숙소 생활도 그렇고, 경기 뛰는 것도 너무 재밌었다. 그런데 프로 선수가 되고 나서 동기부여가 살짝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막연하게 ‘프로 선수’라는 꿈을 이루고 나니 의욕이 떨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인생에 대한 걱정을 누구보다 일찍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러 가지 경험과 공부를 통해 김언혜가 꿈꾸는 것은 결국 ‘행복’이다. 김언혜는 “한 번은 대학원 교수님께서 ‘너는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니?’라고 물어보시더라. 정말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생각을 해보니 나의 행복을 위해 공부를 하더라. 언젠가는 스포츠 행정가로 나의 행복뿐만 아니라 남의 행복도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남기는 한 마디

“지금도 현역 선수들이 불안해서 연락이 많이 온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감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선수들은 단체 생활에 익숙한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 스스로 한 번 되돌아보면서 자기 성찰을 했으면 좋겠다. 남의 유혹에 섣불리 현혹되지 말고, 자기만의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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